맥추절의 규례 (레위기23:15-17)

맥추절(麥秋節)은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켰던 3대 절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켰던 3대 절기는 유월절과 맥추절과 초막절입니다.

3대 절기는 농사와 관계가 있습니다. 유월절은 봄에 보리 수확을 시작하면서 지킨 절기였고, 맥추절은 여름에 밀을 수확하고 지킨 절기였으며, 초막절은 가을에 밭에서 거둔 모든 작물, 즉 과일과 채소를 수확한 후 지키는 절기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경작할 땅과 나라의 평안과 햇빛과 비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3대 절기는 이스라엘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이기도 했습니다. 유월절은 하나님께서 애굽의 장자들을 치심으로써 출애굽하게 된 것을 기념하는 절기였고, 맥추절은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음으로써 언약 백성이 된 것을 기념하는 절기였으며, 초막절은 광야 40년간의 나그네 생활을 끝내고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된 것을 기념하는 절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스라엘 민족이 아닌데, 왜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이 지키던 절기를 지킵니까? 그 이유는 구약의 절기들은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예표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3대 절기가 그렇습니다. 첫째로, 유월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에 대한 예표였습니다. 그래서 유월절은 고난주간과 부활절로 바뀌었습니다. 둘째로, 맥추절은 오순절 성령 강림에 대한 예표였습니다. 그래서 맥추절은 성령강림절로 바뀌었습니다. 셋째로, 초막절은 예수님의 재림과 그 후에 있을 천국잔치에 대한 예표였습니다. 이 초막절은 추수감사절로 바뀌었습니다.

조금 전에 함께 읽은 성경 본문은 맥추절 규례에 관한 내용입니다. 먼저 15절과 16절을 보면 “안식일 이튿날 곧 너희가 요제로 곡식단을 가져온 날부터 세어서 일곱 안식일의 수효를 채우고, 일곱 안식일 이튿날까지 합하여 오십 일을 계수하여 새 소제를 여호와께 드리되”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안식일 이튿날”은 “유월절이 지난 안식일 이튿날”을 말합니다. 그리고 안식일 이튿날은 주일입니다.

이날 주일 새벽에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이 날에는 그 해에 밭에서 수확한 첫 번째 곡식인 보리 이삭 한 단을 제사장이 제단 위에서 좌우로 흔들었습니다. 이처럼 그 해에 밭에서 수확한 첫 곡식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해서 이 날을 ‘초실절(初實節)’-즉“첫 열매를 드리는 날”이라고 불렀습니다.

맥추절은 바로 이 초실절로부터 계산해서 49일이 지난 다음 날 밭에서 수확한 밀 이삭을 하나님께 드리는 절기였습니다. 맥추절은 초실절로부터 계산해서 칠일이 일곱 번 지났다고 해서 칠칠절(七七節)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튿날인 50일째 되는 날 누룩을 넣은 빵 두 개를 제단에 바쳤기 때문에 오순절(五旬節)이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초실절로부터 맥추절까지의 49일은 계속 밭에서 곡식을 수확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보리를 수확하였고, 이어서 밀을 수확했습니다. 봄에 있는 보리 수확은 유대인에게 먼저 구원의 복음이 전파되는 것을 상징하고, 여름에 있는 밀 수확은 그 후에 이방인에게 구원의 복음이 전파되는 것을 상징합니다

맥추절의 규례 가운데 특히 주목할 부분은 17절인데 “너희의 처소에서 십분의 이 에바로 만든 떡 두 개를 가져다가 흔들지니 이는 고운 가루에 누룩을 넣어서 구운 것이요 이는 첫 요제로 여호와께 드리는 것이며”라는 말씀입니다. 원래 제단에 바치는 떡(빵)에는 누룩을 넣지 않습니다. 누룩은 죄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순절에 제단에 바치는 떡(빵)에는 누룩을 넣어서 구웠습니다. 떡(빵)을 두 개 드리는 것도 이상하고, 그 떡(빵)에 누룩을 넣는 것도 이상합니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놀라운 하나님의 계시가 있습니다. 두 개의 떡(빵)은 유대인의 교회와 이방인의 교회, 또는 구약교회와 신약교회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그 떡(빵)에 누룩을 넣는 것은 이 땅의 교회는 완전하지 못하고, 죄의 요소가 남아있음을 말합니다. 그 떡(빵)을 요제로 드린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이 교회와 성도들을 기쁘게 받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죄에서 구속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 때문입니다.

18절을 보면 “너희는 또 이 떡과 함께 일 년 된 흠 없는 어린 양 일곱 마리와 어린 수소 한 마리와 숫양 두 마리를 드리되, 이것들을 그 소제와 그 전제제물과 함께 여호와께 드려서 번제로 삼을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며”라고 말씀합니다. 누룩을 넣은 빵을 단독으로 드린 것이 아니라, 흠 없는 어린 양을 희생제물로 죽여서 함께 번제로 드렸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누룩을 넣은 떡을 기쁘게 받으신 것입니다. 어린 양의 피가 빵의 누룩을 깨끗하게 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맥추절 규정대로 하면, 올해는 부활절로부터 50일째인 6월 5일이 맥추절입니다. 그러나, 교회 달력을 보면 그 날짜에 성령강림절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교회에서 7월 첫째 주일에 지키는 맥추절은 오순절이나 성령강림절의 예표가 아니라, 한 해의 상반기를 결산하는 감사 절기라는 사실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맥추절의 정신을 바르게 실천하기 위해 우리가 참고할 구절은 22절의 “너희 땅의 곡물을 벨 때에 밭 모퉁이까지 다 베지 말며, 떨어진 것을 줍지 말고, 그것을 가난한 자와 거류민을 위하여 남겨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수확의 기쁨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밭이 없던 가난한 여인 룻이 바로 이 맥추절 규례의 혜택을 입고자 보아스의 밭으로 이삭을 주으러 갔다가 보아스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맥추절에는 룻기를 읽으면서 이웃의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 베풀고 나누는 사랑을 실천하였습니다.

맥추절 규례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누룩을 넣어 구운 떡(빵) 두 개를 요제(搖祭)로 바치는 것이었고, 둘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밭 모퉁이의 곡식을 베지 말고, 떨어진 이삭을 줍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누룩을 넣어 구운 떡(빵)을 기쁘게 받으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맥추절에는 무엇보다도 우리를 죄에서 구속하여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신 은혜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풍성한 복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